[책마을] 힘 잃던 IT 공룡 다시 일으킨 힘은 열정 '새로고침'

입력 2018-03-15 19:17   수정 2018-04-14 01:30

히트 리프레시
사티아 나델라 지음 / 최윤희 옮김
흐름출판 / 376쪽 / 1만6000원

나델라 MS CEO의 위기경영론
패배의식 물든 조직문화 쇄신
전직원에게 사명감 불어넣어
AI·클라우드 최강자로 부활
취임 후 4년간 주가 2배 올라



[ 송태형 기자 ]
2014년 2월4일,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의 뒤를 잇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세 번째 최고경영자(CEO)로 인도 출신 엔지니어 사티아 나델라가 호명되자 많은 사람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언론과 정보기술(IT)업계의 예상을 깬 인사였다. 발머가 2013년 8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한 뒤 후임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쇠락하던 IT 공룡’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내부 인사보다는 포드자동차 CEO 앨런 멀러리 같은 외부 인사나 스카이프 CEO 토니 베이츠같이 기업 인수를 통해 합류한 인물이 물망에 올랐다. MS 이사회 선택은 그러나 사원으로 입사해 22년간 MS에 몸담아온 ‘완벽한 내부자’ 나델라였다. 이사회가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이라거나 게이츠가 경영에 복귀하기 위한 포석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런 우려 섞인 분석과 관측이 사그라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델라 체제 출범 이후 MS는 ‘모바일 클라우드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했다. PC와 윈도 그늘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클라우드 분야 최강자로 거듭났다. 죽어가던 MS의 부활이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 집계한 부문에서 점유율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나델라 취임 이후 약 4년간 주가는 두 배 이상 올랐다.

나델라는 《히트 리프레시(HIT REFRESH)》에서 MS에서 일어난 변화의 여정을 직접 기록하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작가 못지않은 필력으로 MS 부활과 혁신의 원동력인 자신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을 흥미진진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고향인 인도 하이데라바드를 떠나 MS 본사가 있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자리잡기까지의 인생 여정을 프롤로그처럼 이야기한 후 CEO로 지명된 뒤 어떤 ‘새로고침’ 작업에 착수했는지를 본격적으로 들려준다.

나델라는 변화와 혁신의 은유적 표현으로 새로고침이란 말을 자주 쓴다. 웹브라우저에서 새로고침을 누르면 업데이트된 페이지가 열린다. 책 제목인 히트 리프레시가 여기서 나왔다. 본질이라는 토대 위에 변화와 혁신을 새롭게 덧입힌다는 의미다.

나델라는 패배의식에 물든 직원들에게 열정과 사명감을 불어넣고 관성에 빠진 조직 문화를 쇄신하는 작업을 취임 이후 첫 과제로 삼았다. “MS의 영혼을 재발견하고, 사명(mission)을 재정의하고, 조직원뿐 아니라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회사의 성장동력을 각인시키는 것”이 필요했다.

그는 직원 모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MS는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세상’을 위한 생산성 기업이자 플랫폼 기업”이라며 “MS의 영혼이자 사명은 지구상의 모든 인간과 조직이 더욱 많이 활동하고 더욱 많이 성과를 올리도록 힘을 안기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추구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쏟았다.

나델라가 MS 문화를 새롭게 바꾸고 대담한 도전을 이어 나가는 원동력은 ‘공감’이다. “뇌성마비를 안고 태어난 아들을 돌보며 타인의 삶에 깊이 공감하게 됐다”는 그는 ‘공감’을 거대한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나델라는 모든 구성원에게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구성원이 조직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을 동일시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었다. 공감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술을 연결해 ‘MS의 영혼’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직원들 열정을 부추겼다.

나델라와 MS가 새롭게 지향하는 비전과 목표에는 적과 아군이 따로 없다. 그는 게이츠나 발머와는 180도 다른 파트너십을 선보였다. 취임 직후 애플의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앱’을 내놨고, 2016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를 사랑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모든 리눅스와 오픈소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픈소스는 암적인 존재”라는 발머의 방침을 뒤집은 것이다. MS의 모든 제품의 개발과 공급은 사용자 중심 체제로 전환됐다. 경쟁보다 공존을 꾀하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경계 없는 파트너십’은 MS 재도약에 날개를 달아줬다.

나델라는 클라우드 이후 MS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MS의 3대 미래 핵심 사업인 인공지능과 혼합현실(인간의 시야를 컴퓨터 화면으로 대체해 디지털 세상과 물리적 세상을 하나로 합치는 기술), 양자컴퓨팅의 개발 현황을 공유한다. 그는 이 세 가지 기술이 “결과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서 새로운 경제적 잉여를 창출하는 기술적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나델라는 “미래를 창조하는 공식은 없다”며 “기업은 자신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완벽한 비전을 갖춰야 하고, 그 다음에는 일이 진전되도록 신념과 역량으로 비전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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